천안함 집중취재

미디어오늘은 지난 2010년 3월26일 해군초계함 천안함이 백령도 서해 바다에서 절단돼 침몰한 사건의 진실에 대해 법정 취재를 포함해 6년째 추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초기부터 사건의 진실에 열의를 보였던 많은 다른 언론들은 더 이상의 취재를 중단하지 5년 가까이 됐습니다. 그런데도 미디어오늘이 이 문제를 추적하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정부 발표에 여전히 해소되지 않는 중대한 의문이 많기 때문입니다.

천안함 사건은 1200톤급 천안함의 함수와 함미, 가스터빈 등이 분리된 채 침몰했으며, 승조원 46명이 목숨을 잃은 사건입니다. 한국전쟁 이후 사상 최악의 군 장병 사망사건입니다. 이 때문에 초기부터 수많은 의문과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그러나 정부가 구성한 이른바 민군합동조사단이 한달여 남짓 조사한 결과를 발표한 뒤부터 대부분 언론은 정부 발표를 따라갔습니다. 북한 잠수정이 쏜 어뢰가 폭발해 두동강 난 것이라는 발표 내용이었습니다.

이 같은 발표에 이르는 과정부터 석연치 않았습니다. 군당국은 사건초기부터 사고의 장소와 시간 등이 오락가락하는 등 허둥댔습니다. 문제는 사고원인에 있었습니다. 육하원칙의 기본인 시간과 장소조차 수차례 수정에 수정을 거듭하던 군과 합조단이 낸 결론이 북한의 1번 어뢰 공격에 의한 것이었습니다. 이들은 민간의 쌍끌이 어선이 건졌다는 어뢰추진체를 증거로 제시했습니다. 이 증거를 토대로 합동조사단이 조사결과를 발표한 것은 조사단 구성 한 달 여 만입니다. 어뢰추진체를 건진 시점은 조사결과 발표 닷새 전이었습니다. 어뢰 폭발의 충격을 가장 직접 받았다는 가스터빈실과 외판은 조사결과 발표 하루 전에 인양했습니다. 사고당사자인 군이 조사단을 구성한 것 역시 독립적인 조사로 이어지는데 장애요인이었습니다.

결정적 증거(스모킹 건)의 증거능력이 있는지도 여전히 의문입니다. 어뢰를 건지는 동영상이라면서 국방부가 법원에 제출한 동영상을 보면 어뢰추진체의 추진축을 철사뭉치가 얼기설기 휘감은 상태였습니다. 좁은 공간까지 비집고 들어갔다가 나온 흔적도 보입니다. 폭발했다는 어뢰를 휘감고 있는 저 철사의 정체는 무엇일까요. 도무지 이해가 되질 않는 영상입니다.

 

천안함 침몰의 주범이 1번어뢰라는 합조단 주장의 근거도 오류와 모순 투성이였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합조단이 결정적 이유라고 주장했던 글씨 ‘1번’의 진실, 어뢰와 선체에 붙은 하얀가루(흡착물질)의 정체, 부식상태, 어뢰설계도의 출처와 정체 등에 대해 과학자들이 6년 째 반박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국내에 방한해 법정에까지 출석해 증언한 과학자들도 있었습니다.

 

어뢰추진체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폭발로 생성돼 들러붙은 것이라는 흡착물질이 페인트 안쪽에 붙어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증언도 있었습니다. 폭발했다면 페인트 위쪽에 붙어있어야지, 왜 페인트 속에 있느냐, 이는 알루미늄 부식의 결과물일 수 있다는 반박입니다. 이 때문에 어뢰추진체가 가장 결정적 증거라면 이를 정밀감식해야 한다는 견해까지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이를 수용하지 않았습니다.

 

합조단 보고서에 나온 어뢰추진체의 크기와 설계도상 나온 어뢰추진체의 크기가 실제로 재판부와 변호인단이 어뢰추진체를 검증하자 많게는 12cm까지 차이가 났습니다. 정작 보고서엔 정확히 일치했다고 써놓았습니다. 엉터리 치수를 갖고 말이죠. 더구나 합조단은 이를 사전에 알고 있었습니다.

 

어뢰 추진체 뿐만이 아닙니다. 합조단이 밝힌 최초의 목격자(백령도 초병)도 물기둥을 목격하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그나마 목격했다는 백색섬광 역시 위치가 훨씬 북쪽이었습니다. 목격시각(진술서기재)도 합조단 발표 사고시각 보다 1분이 늦습니다. 초병 외에 생존장병 어느 누구도 물기둥을 봤다는 이가 없었습니다.

천안함 선저 3~6m 수중에서 TNT 360kg 규모의 어뢰가 폭발했다면 당연히 동반해야 할 화약이나 파편의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더구나 화약냄새를 맡았다는 생존 장병은 한 명도 없었습니다. 시신 역시 폭발로 인한 상처, 화상, 파편상, 총상 등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검안의 소견으로 익사로 추정됐습니다. 생존자 역시 이런 상처가 없었으며, 폭발압력으로 생길 수 있는 고막의 상처나 코피조차 없었습니다. 선체 내에서도 화재의 흔적이나 폭발력이 전달된 흔적이 없습니다. 문제는 이 같은 ‘비폭발’의 정황에 대해 합조단은 “원래 어뢰폭발과 같은 비접촉 수중폭발의 경우 버블의 힘으로 절단하기 때문에 (폭발시 나타나는) 그런 현상이 없다”고 주장했다는 점입니다. 지금도 달라진 것이 없습니다.

 

이밖에도 절단면에 가장 근접해있다 생존한 장병은 무언가에 부딪힌 줄 알았다고 법정에서 증언했습니다.

 

여러 객관적인 의문이 이렇게 해소되지 않고 있음이 분명한데 ‘이것이 과학적 조사결과이니 믿으라’고 하면 믿어야 할까요. 그러기엔 사건이 너무나 크고, 엄중합니다. 더욱 한 점 의혹없이 밝혀져야 합니다. 정부의 주장이 옳든 그르든 의문의 여지가 없을 때까지 조사를 해야 합니다.

정부는 이 같은 의문을 제기한 이들의 목소리를 묵살하거나 심지어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해 5년6개월 재판을 받게 했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6부는 지난 1월25일 신상철 전 민군합조단 조사위원(서프라이즈 대표)을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검찰의 공소사실 34건 가운데 32건을 무죄로 판단했으나 2건을 유죄로 인정했습니다. 정부발표에 의문을 제기하면 정부가 명예훼손 당했다며 소송을 걸어 죄를 뒤집어씌우는 잘못된 판결관행이 박근혜 정부 들어 늘어가고 있습니다. 천안함 사건도 그 중 하나가 됐습니다. 또한 이 재판부는 정부발표의 오류를 드러낸 증언과 증거가 나타났는데도 북한어뢰소행이라는 합조단 발표를 그대로 인정해줬습니다.

 

이런 오류와 불일치, 모순이 곳곳에 담겨있는데도 많은 언론은 아직도 합조단 편에선 보도를 하거나 아예 무관심한 채 지나치고 있습니다. 천안함 5주기, 6주기를 맞을 때나 연례행사성 보도를 하는데 그칩니다. 진실로 가는 과정에서 생기는 의문을 검증하려는 데엔 뒷전입니다. 대형 사건에 대한 정부발표의 진실 여부를 검증하고, 미진하다면 계속 추적하는 것이 언론의 본령입니다. 기존 언론이 이것을 하지 않기 때문에 언론을 비평하는 미디어오늘이 대신 이 일을 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미디어오늘의 천안함 취재는 저널리즘 복원의 의미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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