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의 언론’의 사명, “언론이 바로서야 정의가 바로 선다”

대한민국은 언론탄압과 언론자유투쟁의 역사다. 역사적 순간마다 민중을 기만했던 언론과, 민중을 대변하고자 했던 언론과의 기나긴 갈등이 오늘의 한국사회를 구성했다. 갈등의 한복판에는 참 언론을 원했던 민중이 있었다. 1974년 자유언론실천선언에 나선 동아일보를 향한 권력의 ‘백지광고’ 탄압에 맞서, 민중은 ‘격려광고’로 응원했다. 언론학자 손석춘은 “유신이라는 엄혹한 군부독재체제에서 1975년 조선‧동아투위가 가능했던 계기는 언론계 외부의 자극이었다. 대학생들은 언론사 앞에서 화형식 시위를 했다”(죽은 언론 살리기, 1995)고 적었다.

참 언론에 대한 열망은 1985년 ‘말’지 창간과 1988년 한겨레 창간으로 이어졌다. 1987년 민주화와 함께 방송사와 신문사에 민주노조가 들어서며 참 언론의 시대가 오는가 싶었다. 하지만 언론현실은 달라지지 않았다. 1994년, 권영길 언론노련위원장은 노동자연대를 가로막는 ‘제3자 개입 금지조항’이란 노동악법에 의해 사법당국의 수배를 받고 있었다. 신문‧방송 노조위원장들이 권영길 위원장의 체포를 막고자 철야 농성을 벌였다. 하지만 어느 언론에도 기사 한 줄 나가지 않았다.

민주화 이후에도 언론의 취재관행은 군사정부 시절과 다르지 않았다. 민주화 이후 취재 아이템이 다양해지고 언론사도 늘어났지만 정작 언론내부 문제에 대해선 기사화하는 곳이 없었다. 출입기자단은 정보독점을 무기로 자신들의 지위를 유지했다. 출입처에선 여전히 촌지가 오고갔다. 사회적 감시와 권력 비판 기능을 못하는 언론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내부 감시 장치가 절실했다. 당시 KBS 노조위원장이었던 김영신은 “무력감 속에 그해 8월 언론사의 내부정보를 토대로 한 대중적 언론비평지를 만들자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그렇게, 1995년 5월 미디어오늘이 탄생했다.

한겨레가 민주화운동의 결실이었다면, 미디어오늘은 민주화 이후 언론개혁 운동의 시작점이었다. 한겨레가 참 언론을 원했던 민중의 힘으로 탄생했다면, 미디어오늘은 참 언론을 원하는 언론인의 힘으로 탄생했다. 1995년 5월 17일, 창간호가 발간됐다. 초대 편집국장은 언론노보 출신 이광호(현 레디앙 대표)가 맡았다. ‘미디어오늘’이란 제호도 그의 손끝에서 나왔다. 기자 10여명으로 시작했다. 창간 당시 미디어오늘 제작본부장을 맡은 김영신은 “미디어오늘에 호의적인 언론사는 KBS와 MBC, 한겨레 정도였다. 노조조차도 공개하기 꺼려했던 내용이 공개됐고, 미디어오늘 기자들이 정보를 모으는 데 언론계의 거센 저항이 있었다, 그러나 본래 사명을 저버릴 수는 없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언론의 유사권력화, 자본과 결탁에 맞서

1987년 이후 언론 지형은 자본의 언론개입이 본격화된 언론의 ‘유사권력화’ 과정이라고 규정할 수 있다. 언론의 유사권력화는 전통적으로 지배 블록을 형성했던 국가-자본-언론의 관계 속에서 언론이 상대적으로 강화된 지위를 확보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김은규 우석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언론의 유사권력화가 가능했던 배경에 대해 “87년 이후 포섭적 언론통제 정책을 취했던 6공화국 정부는 언론시장의 개방정책을 취함에 따라 신문산업의 시장경쟁이 확산했으며, 방송에서도 공·민영 이원화 정책에 따라 자본의 개입이 촉진됐다”며 “여기에 문민정부는 세계화라는 국정 모토를 내세우면서 언론 산업의 자본유입을 유도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신문 산업에선 매체 수가 늘며 지면증면, 섹션화 등의 치열한 경쟁이 전개됐고, 방송 산업에서도 1995년 지역민영방송의 확대와 케이블 방송 사업이 허가됨으로써 시장경쟁 국면에 돌입했다. 김 교수는 “자본이 언론에 유입되면서 나타난 소유 집중과 독점 현상은 내부적인 언론자유의 문제를 야기하고 언론이 소유주의 입장을 대변하는 사적언론으로 퇴화하는 경향을 낳게 했다”면서 “언론의 자본 확대에 따른 소유 집중과 독점, 그리고 복합매체기업의 증가는 한편으로 언론에 대한 통제가 국가권력에서 자본으로 이전되었음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미디어오늘은 국내 유일 매체비평지로서의 입지를 굳혀나갔다. 미디어오늘은 창간호 1면에서 안기부 내 대언론담당부서를 폭로하며 주요 언론사와 전담기관원 명단을 공개했다. 신문‧방송사 내부의 공정보도 투쟁과 미디어산업의 구조적 문제가 미디어오늘을 통해 대중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창간호부터 연재한 ‘신문자본 연구’ 기획기사는 정치권력과 자본에 의해 종속되어 온 한국 언론사를 서술했다. <안티조선운동사>(2010)을 쓴 한윤형씨는 “미디어오늘이 탄생하자 언론활동을 비평하기 위한 모니터링 자료를 축적할 수 있게 됐다. 특히 미디어오늘은 언론운동의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새로운 언론사를 서술해 나갔다”고 평가했다.

1997년에는 김영삼정부의 실세 김현철씨의 언론계 사조직 실체를 파헤치며 문민정부의 언론 통제를 비판했다. 기자사회의 접대문화와 기자단‧출입처 보도자료 중심의 취재관행도 지속적으로 비판했다. 출입처 난동, 촌지‧성추행 등 언론인의 부정부패는 미디어오늘의 주요 아이템이었다. 언론사 간부들은 매주 떨리는 손으로 미디어오늘 지면을 펼칠 수밖에 없었다. 2000년에는 족벌체제로 운영되는 8개 중앙언론사 사주일가의 병역 현황을 조사해 대상자 19명 가운데 8명이 면제 판정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 기사는 MBC가 비중 있게 인용 보도했다.

1995년에는 삼성의 언론 통제 시스템을 폭로하기도 했다. 미디어오늘은 “삼성은 자사에 불리한 사건이 가사화될 조짐을 보이면 그룹비서실 산하의 전략홍보팀과 제일기획 소속 그룹홍보팀 등 가동 가능한 라인을 총동원, 로비를 벌인다”며 “심지어 해당 기자나 편집간부들과 지연, 학연이 있는 그룹 임원들을 동원해 집요한 로비를 해 오고 있다는 게 기자들의 전언”이라고 고발했다.

1998년 미디어오늘은 조선일보 ‘공산당이 싫어요’(1968년) 기사의 오보 가능성을 제기하며 사회적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한국 사회를 지탱하던 반공이데올로기의 상징을 부수는 시도였다. 기사를 쓴 미디어오늘 김종배 기자는 조선일보와 10년 가까이 소송전을 펼쳤고, 무죄를 선고받았다. 미디어오늘이 지속적으로 오보를 추적하고 보도함에 따라 언론계에 만연했던 ‘오보은폐’ 관행은 점점 사라졌고, 오보를 인정하고 타사의 오보를 지적하는 문화도 조금씩 생겨나기 시작했다.

아울러 기획시리즈 3편 <‘월간조선-안기부 커넥션’ 곳곳서 ‘거래’ 의혹>을 통해 “월간조선은 오래전부터 안기부를 주요한 취재처로 활용해 왔다. 안기부 등 정보기관에 대한 ‘취재’는 조갑재 부장의 지론”이라며 “조 부장은 안기부 대공수사국장 출신으로 현재 한나라당 소속 정형근 의원과 각별한 사이로 널리 알려져 있다”고 보도하는 등 조선일보의 뿌리 깊은 안보상업주의를 날카롭게 비판했다.

안티조선을 넘어, 기득권 패러다임과 진영논리를 넘어

김대중정부에 들어서며 미디어오늘은 조선‧중앙‧동아일보 3사와 대립하게 된다. 1998년 조선일보의 ‘최장집’ 논란이 불거지며 미디어오늘은 그해 10월 ‘조선일보 안보상업주의를 해부한다’는 기획기사를 내놓았다. 2001년 23개 중앙언론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언론사 세무조사 당시에도 미디어오늘은 “언론탄압”이라는 조중동의 주장을 반박했다. 당시 미디어오늘은 “민주정부가 과거 권위주의 정부와 다를 바 없는 언론간섭을 했다는 주장은 우리 언론 전체의 발전을 위해 반드시 검증해야 마땅한 것”이라면서도 홍 사장 구속과 관련한 여론조사를 통해 “다수의 국민은 정부의 홍 사장 구속조치를 정당한 법집행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각을 세웠다.

안티 조중동 운동이 확산되고 언론노조가 산별로 전환하며 조중동 노조는 언론운동 진영과 작별을 고했다. 언론권력 감시라는 사명을 갖고 탄생한 미디어오늘은 안티조선운동으로 상징되는 수구보수 언론 권력비판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수십 년 간 부당한 정치권력을 대변하며 민중의 눈과 귀를 속인 언론사의 퇴출요구는 어찌 보면 당연한 수순이었다.

이후 노무현정부가 들어서며 조선일보와 한겨레로 대표되는 정파저널리즘은 강화됐다. 한윤형씨는 “한겨레‧오마이뉴스‧미디어오늘은 노무현정부와 함께 조중동과의 전쟁을 수행했다”고 평가했다. 미디어오늘은 조중동의 불법 신문판촉행위와 왜곡보도를 가장 적극적으로 비판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2001년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언론개혁은 사주의 소유지분 제한, 편집권과 인사권의 독립이 우선이며, 언론간의 경쟁은 보도의 품질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미디어오늘이 추구하는 언론개혁 방향과도 맞닿아 있었다. 미디어오늘은 노무현정부의 각종정책을 신랄하게 비판했지만 조중동 비판 프레임에 있어서는 결이 비슷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2005년 미디어오늘 창간10주년 행사에 축하영상을 보내 “언론이 달라지면 정치도 달라지고 국민도 달라진다”며 미디어오늘을 응원한 배경이다.

하지만 미디어오늘의 조중동 비판 프레임은 여러 한계점을 남겼다. 예컨대 미디어오늘의 궁극적인 역할은 조선일보 기자를 언론 노동자로 견인하고 편집권 독립을 통한 공익 실현을 이끄는 것인데, 조중동을 언론사로 인정하지 않으면서 내부 언론인의 노동자성을 부정해버리는 모순적 상황을 낳았다는 이유에서다. 특정 언론사를 언론사로 인정하지 않고 폐간을 요구하는 행위가 언론의 자유와 다양성이 보장받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적합한 언론운동 방향인지도 물음표가 남는다. 이는 미디어오늘을 비롯해 언론운동 진영이 풀어야 할 숙제다. 그럼에도 미디어오늘이 주도한 조중동 비판 프레임은 견제 받지 않는 언론권력의 문제점을 대중적으로 알리며 시민에 의한 언론 감시의 중요성을 사회적으로 각인시킨 면에서 그 의미가 적지 않다.

미디어오늘이 조중동을 적극 비판하는 가운데 놓치지 않은 것이 있다면 정치권력을 뛰어넘은 자본권력에 대한 비판이었다. 미디어오늘은 2006년 시사저널 사태를 적극적으로 보도하며 삼성으로 대표되는 자본에 의해 지면이 검열되는 언론현실을 대중적으로 알렸다. 한국의 주류언론이 한미 FTA(자유무역협정)와 부동산 대책, 비정규직 문제 등 경제 이슈를 어떻게 왜곡보도 하는지도 놓치지 않았다. 소위 진보언론의 삼성 광고 편중을 지적하며 대기업 중심의 광고수익에 의존하는 언론의 한계도 짚었다. 이는 노무현정부가 권위주의에서 탈피하며 많은 언론이 자본의 문제에 주목할 수 있었던 결과이기도 했다.

미디어오늘은 ‘황우석’이란 정치+자본권력 복합체 앞에서도 움츠러들지 않았다. 2005년 MBC PD수첩팀이 줄기세포 논란과 사이언스지 논문조작 의혹을 제기한 뒤 대다수 언론은 제작진의 취재윤리와 방송내용에 의문을 제기하며 황우석의 입장을 무비판적으로 대변했다. 하지만 미디어오늘은 PD수첩의 문제제기가 언론자유 측면에서 용인돼야 한다며 제작진을 대변했다. 미디어오늘 입장에서도 쉽지 않은 시기였다. 어쩔 수 없이 바이라인을 ‘특별취재팀’으로 내던 시기였다. 결국 황우석의 거짓말이 드러나고 많은 언론이 뻔뻔하게 황우석을 비판할 때, 미디어오늘은 언론의 기만적인 태도를 비판할 수 있었다.

이런 가운데 여러 언론사가 미디어 비평 지면을 신설하기 시작했다. 언론 비평은 더 이상 미디어오늘만의 영역이 아니었다. 이와 관련 강준만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미디어오늘 500호 기념인터뷰에서 “미디어오늘이 모든 미디어 관련학과 대학생들의 필독 신문이 되게끔 하는 게 가장 좋은 전략”이라고 지적한 뒤 “미디어오늘이 미디어 분야에 국한하지 않고 정치 경제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 취재영역을 넓혀갈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이후 미디어오늘은 오늘날 주류언론이 외면한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대안언론으로서의 역할에도 집중하고 있다.

 

이명박근혜 정부의 언론장악, 역사의 퇴보에 맞서

미디어오늘은 이명박정부에서의 급격한 언론환경 후퇴와 미디어 환경의 변화를 숨 가쁘게 전달했다. 종편의 등장과 공영방송 장악으로 더욱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미디어오늘의 대응은 정부편향 언론의 프레임이 의도하는 여론왜곡을 비평하고 정부의 언론장악시도를 비판하는 데에 집중됐다.

미디어오늘은 2008년 촛불시위 이후 정부가 PD수첩 제작진에게 가했던 사법적 보복, YTN‧KBS‧MBC등 주요 방송사를 낙하산 인사로 장악해 공영방송을 망가뜨리는 과정을 모두 기록했다. 한나라당이 신문‧방송 겸영을 허용하는 미디어법을 날치기 통과시켰던 2009년 ‘야만의 현장’에선 수많은 언론인들과 함께 울분을 삼켰다. 2012년 사상초유의 방송사 연쇄파업 당시에는 파업 특별지면을 제작하며 파업의 당위성을 알렸다.

미디어오늘은 출입처와 기자단 사이의 오랜 관행인 엠바고(보도유예)에 대해서도 문제제기했다. 2011년 소말리아해적에게 납치된 삼호주얼리호 인질 구출작전 엠바고를 파기하며 엠바고제도의 실효성과 불가피성에 대한 공적 논의과정을 불러일으켰다. 2012년에는 소말리아해적에게 납치된 한국선원 4명의 소식과 관련한 외교통상부 기자단의 엠바고를 깼다. 미디어오늘 보도이후 100일 뒤 선원 4명은 무사히 구출됐다. 미디어오늘은 두 차례의 엠바고 파기를 통해 엠바고가 여론을 통제하고 사건을 은폐하는 수단이 될 수 있는 점을 시사했다.

박근혜정부에선 청와대‧국가정보원‧조선일보의 합작품으로 평가받는 ‘채동욱 검찰총장 혼외자식’ 보도에 맞서 ‘방일영 전 조선일보 회장 혼외자식만 4남2녀’ 기사를 내놓기도 했다. 이를 두고 고재열 시사인 기자는 “미디어오늘의 이분제분 전략”이라고 촌평하기도 했다. 세월호 참사 당시에는 박근혜 정부가 ‘세월호 재난상황반 운영계획’을 만들고 방송통신위원회 주요 임무로 세월호 의혹 보도통제를 적시한 정부문건을 단독 입수해 폭로했다. “보도본부의 독립성을 침해해온 길환영 사장은 사퇴하라”던 김시곤 KBS 보도국장의 드라마 같던 폭탄발언도 미디어오늘의 보도로 시작됐다.

그러나 온라인 저널리즘의 성장과 뉴스의 파편화, 소셜 네트워크의 확산으로 언론 환경이 급변하면서 미디어오늘도 새로운 도전에 맞닥뜨리고 있다. 대중은 손 안의 스마트폰으로 시공간을 초월해 뉴스를 소비한다. 신문부수는 급감했고, 지상파는 독점적인 방송플랫폼 지위를 잃었다. 신자유주의 질서로 재편된 노동구조로 비정규직이 증가한 결과 정규직 중심의 언론사 파업은 파괴력을 잃었다. 무엇보다 기성언론은 네이버라는 거대 포털에게 의제설정 기능을 빼앗겼다. 뉴스는 파편화되고, 포털은 가십성 기사로 가득하다. 미디어오늘은 언론 신뢰의 위기‧언론운동의 위기‧언론산업의 위기 앞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제4의 권력, 감시자는 누가 감시할 것인가  

1974년 자유언론실천선언이 위대한 이유는 기자들이 자신의 삶을 걸고 옳고 그름을 외쳤기 때문이다. 1985년 김주언 한국일보 기자의 보도지침 폭로가 여전히 회자되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미디어오늘은 지난 20년간 숭고했던 언론인들의 발자취를 기억하고 계승하고자 노력했다. 언론으로부터 ‘인격살인’ 당한 홍가혜씨의 억울함을 세상에 알렸고, 종합편성채널이 “5‧18광주민주화운동이 북한특수부대 개입에 의한 것”이란 주장을 여과 없이 내보낼 때 앞장서서 방송 재허가 탈락을 요구했다. 정‧경‧언 유착을 보여주는 ‘조중동 사주 혼맥도’를 보도했다.

지난해 오보참사로 한국 언론이 침몰했을 때도, 미디어오늘은 한국 언론을 포기하지 않았다. 대신 “진실을 인양하라”고 외쳤다. 미디어오늘의 태생적 ‘책무’ 때문이다. 20주년을 맞아, 다시금 1995년 창간사를 떠올려본다. “우리가 오늘부터 향하고자 하는 곳은 언론의 심층입니다. 그곳에서 우리는 한국의 언론을 작동시키는 본질적인 힘의 실체와 그것들의 운동방식을 밝혀내고자 합니다.…우리가 앞으로 미디어오늘을 통해 보여줄 언론의 모습은 바로 우리들의 자화상입니다. 때로는 참회록이 되기도 할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공정한 언론을 기대하는 우리들의 의지와 희망의 기록이 될 것입니다.”

창간 20주년을 맞은 미디어오늘을 둘러싼 환경은 녹록치 않다. 기존의 ‘조중동’이 상징하던 불공정 언론 프레임은 ‘조중동+종편3사+MBC’로 확장되며 그 어느 때보다 미디어오늘의 역할이 중요해진 상황이다. 하지만 미디어오늘은 취재‧보도를 위축시키는 각종 소송과 경영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디어오늘은 2007년 네이버 뉴스캐스트 체제 이후 온라인 광고수익에 의존해오다 2013년 네이버 뉴스캐스트가 뉴스스탠드로 개편되면서 경영적 어려움에 놓였다. 매체 비평지마저 역설적으로 트래픽에 구속되고 있는 현실이다. 미디어오늘은 2013년 말 유료 콘텐츠 모델을 시도했으나 사실상 실패했다.

미디어오늘은 생존을 넘어 성장을 위한 해답을 찾고 있다. 여전히 공정한 언론을 기대하는 사람들의 의지와 희망 때문이다. 이정환 미디어오늘 편집국장은 “창간 20주년을 맞아 생존을 위한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 전반에 걸쳐 전면적인 혁신을 모색할 계획이다, 저널리즘 비평과 미디어 산업 전반에 걸쳐 전문성을 강화하되 현장성과 파이팅을 강화해 대안 언론으로서의 역할도 소홀히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디어오늘이 광고와 정파성에 사로잡힌 저널리즘을 넘어 사실 그 자체에 충실한 공정언론을 견인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강준만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미디어오늘은 미디어학문이 미디어 현장과 겉도는 공리공론으로 흐를 위험을 예방해주는 동시에 각종 풍부한 자료를 제공해주는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한 뒤 “미디어오늘이 미디어에 관한 모든 것을 알려주는 미디어 백과사전으로 영원히 존재하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손석희 JTBC 보도담당 사장은 “피폐한 경쟁구조 속에서 교과서에서 가르쳐준 저널리즘을 실천하는 것이 어디까지 가능한 것이고 어디까지 양해될 수 있는 것인지, 지난 20년 동안의 고민으로도 가늠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며 “미디어오늘이 그 고민을 자처해서 대신 떠맡은 면이 있으니 앞으로도 잘 부탁한다”고 응원했다.